*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등장인물
가시마 다카유키. 이 작품의 주인공. 도모미의 약혼자.
모리사키 도모미. 가시마 다카유키의 약혼자. 사망
모리사키 노부유키. 도모미의 아버지
모리사키 아쓰코. 도모미의 어머니
모리사키 도시야키. 도모미의 오빠
레이코 시모조. 모리사키 노부유키의 비서, 냉정한 성격.
시노 유키에. 도모미의 외사촌 동생. 미인. 가시마 다카유키에게 끌림
기도. 시노 가의 주치의. 시노 유키에를 마음에 두고 있다.
아가와 게이코. 도모미의 친구. 도모미의 죽음이 살인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진과 다구. 산장에 침입한 범죄자들.
후지. 진과 다구가 기다리는 공범
산장에 모인 사람들과 침입자
도모미가 죽었다. 결혼을 얼마 남기지 않고 인생에서 가장 행복해야 할 때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결혼식 준비를 위해서 산장 근처의 교회에서 돌아오는 길에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절벽으로 떨어졌다. 약혼자였던 가시마 다카유키는 망연자실, 슬픔을 이길 수 없다. 도모미가 죽은지 3개월 후 도모미의 아버지인 모리사키 노부유키는 산장에서 지내는 피서에 모리사키 일가와 지인들을 산장으로 초대한다. 아들과 같았던 다카유키도 초대받았다. 모리사키 일가와 초대받은 손님들은 산장에서 즐겁게 보낼 예정이다. 도모미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그와의 즐거웠던 추억을 되새긴다. 모인 사람들 중에는 게이코처럼 도모미가 살해당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게이코가 운전하기 전에 평소에 먹고 있던 진통제를 누군가 수면제로 바꿔서 운전중에 사고가 나도록 유도했다는 것이다.
진과 다구는 은행을 털었다. 후지라는 공범이 은행 내부에 있다. 세 명은 은행을 턴 후에 은신처 겸 접선장소로 사람 출입이 많지 않은 산장을 선택했다. 진과 다구가 산장에 도착했는데, 평소에 사람이 없던 곳에 사람이 가득차 있다. 어쩔 수 없이 라이플로 사람들을 위협하여 산장에서 후지가 올 때까지 기다기로 했다. 산장에서 피서를 보내려던 모리사키 일가와 초대 손님들도 운이 나빴지만 은행털이범들도 재수가 없는 것은 마찬가지. 은행털이범들은 사람들이 나가지 못하도록 막고, 산장의 주인과 손님들은 어떻게든 외부에 산장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애를 쓴다. 이렇게 기묘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도모미의 외사촌 동생인 유키에가 등에 칼을 맞고 죽는다. 유키에는 누가 죽였을까? 유키에의 죽음은 도모미의 죽음과 연관이 있을까?
미심쩍은 죽음, 산장에 모인 관계자들. 도모미의 죽음에 의심을 품은 사람들, 그리고 유키에의 죽음. 전형적인 추리 무대가 만들어졌다. 조금 특이한 점이라고 한다면 우연히 산장에 총까지 들고 침입한 두 명의 범죄자. 그들에 의해 산장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된 일행들이다. 일행들은 어떻게든 외부에 산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알리려고 하지만 모든 시도는 알 수 없는 내부인에 의해서 저지당한다. 가끔씩 순찰을 도는 경찰들은 눈치도 없다. 유키에의 시신을 이층에 두고 인질들과 범인들은 신경이 계속 날카로워진다.
몰입도는 뛰어난데 너무 짜여져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다른 소설들과 같이 몰입도가 돋보인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독자들을 빨아들이는 능력은 정말 대단하다. 그 많은 소설들, 특히 장편소설들을 읽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는다. 일단 읽기 시작하면 손을 놓기가 어렵다. 《가면산장 살인사건》도 마찬가지. 처음부터 중반까지는 굉장히 흥미진진하다. 도모미는 정말 사고로 죽은 건가? 자살한 건가? 살해당한 건가? 유키에는 누가 죽인 걸까?
그런데 중반을 지나면서 소설 자체가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했다. 너무 주인공인 가시마 다카유키가 보지 못하는 상황들이 많다. 게다가 침입자들이 너무 착하고, 별 상관도 없는 도모미의 죽음에 대해 과도한 관심을 갖는다. 무사히 도망가는 것이 최우선이어야 할 침입자들이 도망가는데는 별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리고 합류하기로 했다는 후지의 존재도 의심스러워졌다. 상황이 너무 작위적이다. 여기서 몇가지 의문을 갖고 책을 계속 읽었다.
1. 유키에는 정말 살해당했을까?
2. 도모미가 살해당했다는 게이코의 추리가 맞을까?
3. 침입자는 정말 범죄를 저지른 도망자일까?
4. 후지는 존재하는 사람인가?
5. 첫 장의 제목이 '무대'이다. 이 모든 상황이 연극이 아닐까?
오로지 반전을 위해 끝까지 달린다
굉장히 몰입해서 읽던 《가면산장 살인사건》은 위의 의문을 갖는 순간 흥미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론은 가시마 다카유키가 도모미를 살해하려 했는데 도모미가 눈치를 채고 슬픔에 자살을 했다는 것. 그리고 산장에 모인 사람들은 가시마 다카유키가 살해의지를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모여서 한바탕 연극을 한 것이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너무 작위적이고 전개가 자연스럽지 않다. 결말도 너무 안배를 해 놓은대로 흘러 간다. 마지막 반전 몇십 페이지에서 충격을 주기 위해 소설 전체를 짜놓았기 때문에 결말 쪽으로만 관심을 쏟고 읽게 된다. 결말을 위해서 모든 과정을 희생한 느낌이다. 계산이 틀릴 경우, 예를 들자면 다카유키가 죽음을 무릅쓰고 범인들에게 덤벼든다든지, 탈출을 하는 등 변수가 절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무대가 마련되었기 때문에 마지막 반전을 보고도 공감하기가 어려웠다.
★★★
머리 식히면서 금세 읽기 좋은 소설이다.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하지만 주의깊게 읽다 보면 어색한 장면들이 많아서 결말을 읽을 때 쯤이면 실망을 할 수 있다. 반전이 유명한 소설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대단해 보이지는 않았다. 크게 기대하지 않고 읽으면 나쁘지는 않은데, 적극적으로 추천할 만하지는 않다.
어정쩡하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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