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같은 사랑, 그리고 이별
마르탱은 프랑스 소르본 대학의 학생이다. 가브리엘은 미국 버클리 대학의 학생이다. 마르탱은 대학을 졸업한 후에 미국에서 2개월 지내기로 하고 샌프란시스코로 건너가 생활을 하면서 카페테리아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 때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던 가브리엘에게 사랑을 느끼고 프랑스로 돌아가기 전, 짧은 시간동은 깊은 사랑을 한다. 프랑스로 돌아간 마르탱은 다시 가브리엘을 만나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모아 샌프란시스코에서 뉴욕으로 가는 비행기 표를 사서 가브리엘에게 보내고 만날 장소와 시간을 혼자서 정한다. 하지만 가브리엘은 나타나지 않고, 마르탱은 카페에서 하루종일 기다리다 실의에 빠져 프랑스로 돌아 간다.
예술품 전문 도둑, 그 뒤를 쫓는 경찰
그로부터 13년 후, 마르탱은 경찰이다. 마르탱이 쫓고 있는 범죄자는 미술품만을 전문적으로 훔치는 아키볼드. 고흐의 그림을 훔치는 아키볼드의 뒤를 쫓아 거의 잡기 직전까지 가지만 결국 실패하고 만다. 아키볼드는 미국에 있는 '천국의 열쇠'라는 보석을 훔치겠다고 예고를 하고, FBI는 아키볼드에 대해서 가장 잘 알고 있는 마르탱에게 함께 아키볼드를 잡자고 제안을 한다. 고민하던 마르탱은 경찰직을 사임한 후 미국으로 건너간다. 그러는 중에 마르탱은 아키볼드가 가브리엘의 아버지인 것을 알게 되고, 가브리엘과도 재회하게 된다. 가브리엘이 가장 사랑하는 두 사람이 서로 쫒고 쫒기는 관계, 그리고 '천국의 열쇠'를 두고 옥신각신 하던 중 마르탱과 아키볼드는 금문교에서 떨어지고, 혼수상태에 빠져 사경을 헤매게 된다. 이제 세 사람은 어떻게 될까?
처음 읽은 기욤 뮈소의 소설
굉장히 유명한 소설가이다. 작품을 여러 개 쓴 것을 알고 있고 제목도 많이 들어 알고 있다. 괜히 베스트셀러라고 하면 쓸데없는 반감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렇다. 그래서 눈에 계속 띄기는 했지만 그동안 읽지 않고 있다가 어차피 사놓은 책 한 번 읽어나 보자 하는 생각으로 집어 들었다. 책은 굉장히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소설이라기보다는 영화 시나리오를 읽는 것처럼 책을 읽는 동안 화면이 머릿속에서 슥슥 지나간다. 가브리엘이 왜 나오지 않았는지는 끝까지 끌고 가다가 마지막에 알려 준다. 차량 추적씬도 나오고, 미스터리도 나오고, 극적인 결투장면도 나온다. 전형적으로 영화화를 염두에 두고 쓴 소설이다.
하아.. 이게 뭐지?
사실 이 소설에 대해서 평을 길게 쓰고 싶지는 않았다. 보통 메모를 하면서 책을 읽는데 나중에는 메모에 욕까지 들어갔다. 도대체 기욤 뮈소라는 작가가 인기가 있는 이유가 뭐지? 추정되는 것은 책장이 잘 넘어가고 표현이 굉장히 격정적이라는 점이다. 그것만 가지고 그렇게 인기가 있을 수가 있나?
주인공 남녀의 사랑하는 감정이 전혀 공감되지 않는다. 도대체 두 사람은 왜 사랑에 빠진 거지? 사랑은 그냥 이유없이 빠져드는 거지 뭐..라고 하기엔 부족하다. 두 사람의 마음이 느껴지지 않는다. 사랑에 빠지는 과정이 빠졌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건 이 소설에서 중요하지 않다. 그저 얘기를 만들어 내기 위한 장치에 지나지 않는다. 그 장치 설계가 너무 허술하니 읽으면서도 소설이 쳐 놓은 감정의 덫에 걸리지 않았다.
모든 사건은 작위적이고 마지막에 억지로 가브리엘의 갈등을 막장으로 치닫게 하는 마르탱과 아키볼드의 대결구도는 자연스럽지 않다. 개연성은 하나도 없고 우연이 범벅된데다가 마지막에는 어처구니없이 영계 이야기까지 나온다. 코마 상태 빠진 마르탱과 아키볼드가 저승의 입구에서 만나는 장면이 나올 때쯤 되어선 정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미리 영계에 대한 힌트라도 깔아뒀으면 모르겠는데 그런 것도 없이 이게 왠 거지같은 데우스 엑스 마키나인지.. 가브리엘이 오지 않은 이유도 그렇다. 무슨 사정이 있었겠지. 그걸 미스터리처럼 포장해서 끝까지 끌고 간 것도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기욤 뮈소가 쓴 다른 소설을 읽어 보지는 않았지만 큰 사건과 설정 만들어 놓고 그동안 써왔던 타성 그대로 살을 붙여서 소설을 펴내는 작가일 거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
기욤뮈소는 굉장히 유명한 작가이고 한 번 읽어 봐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다가 처음 읽은 소설이다. 너무 실망이다. 도대체 왜 기욤 뮈소가 이렇게나 인기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 책을 한 번 잡으면 끝까지 읽지 않으면 찜찜해서 겨우겨우 읽기는 했지만 읽고 나서 이렇게까지 실망스러운 책은 정말 오랜만이다. 개연성도 없고, 감정이입도 안되고, 심각하게 작위적인데 영계에서 아키볼드가 한 희생 때문에 갈등이 해소된다니.. 이 사람 책이 몇 권 더 있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다.
다른 작품은 잘 모르겠다. 이 소설은 비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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