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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종교

《이스라엘 따라걷기》 이익상 / 놀라울 정도로 탁월한 이스라엘 안내서

이스라엘, 아브라함 종교의 고향

아브라함 계열의 종교라 하면 가장 맏형인 유대교를 들 수 있다. 예수 탄생 이후에는 카톨릭이 로마의 국교가 되면서 맹위를 떨치고 중동지역에서는 선지자 무함마드가 이스마엘을 앞세워 만든 이슬람이 맹위를 떨친다. 카톨릭이 한참 부패했을 때, 그에 저항한 종교지도자들에 의해 개신교가 생겼다. 아프리카에서 아시아로 넘어오는 모랫바람 자욱할 것 같은 조그만 나라, 이스라엘에서 4천년 전에 살았던 한 사람. 오로지 야훼 하나님의 명에 따라 이라크 지역에서 가나안으로 넘어간 최초의 히브리인 아브라함에 기원을 두고 있는 종교들은 전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믿는 신앙이 되었다.

 

이스라엘은 이 모든 아브라함 계열 종교들의 시작이 되는 곳이며 인류를 구원하기 위해 성육신한 예수가 태어나고 자라고 그의 말씀을 선포한 곳이다. 기독교도의 입장에서 신앙생활을 하기 위해 반드시 이스라엘을 잘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 기독교는 이미 이스라엘의 손을 떠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지금도 성지순례라는 거창한 제목을 달고 이스라엘을 여행한다. 그곳에는 아브라함과 야곱과 이삭과 요셉의 흔적이 남아있고, 다윗과 솔로몬의 영광, 이사야의 강력한 음성, 예레미야의 슬픔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예수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은 오로지 이스라엘 뿐이다. 과연 순례자들은 무엇을 보고 올까?

저자 이익상. 현 춘천중앙교회 부목사.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에서 구약성서학을 전공했다. 성서학 연구소 비블리아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으며, 같은 이름의 팟캐스트도 운영중이다.

구약성서학자가 쓴 이스라엘 성지순례 지침서

《이스라엘 따라걷기》를 쓴 이익상 목사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밟고 있다. 많은 유학생들이 그렇듯이 유학기간 중 생계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 이스라엘 성지순례 관광가이드를 했던 것 같다. 그냥 단순한 가이드였으면 그냥 그걸로 끝났을텐데 이익상 목사는 구약성서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사람이다. 그것도 굉장히 뛰어난 실력과 설득력을 지닌 연구자다. 이스라엘 생활과 구약성서학, 고고학에 대한 지식이 엄청난 시너지를 일으켜서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탁월한 가이드 역할을 했었던 것 같다. 장소에 대한 설명과 이면에 숨은 고고학, 역사, 종교의 의미를 덧붙여 블로그에 정성스런 글을 7년여동안 썼고, 그 글들을 묶어 펴낸 책이 《이스라엘 따라걷기》이다.

베데스다 연못. 상상했던 모습이 아니다. 설명에 의하면 연못이라기보다는 물 저장소라고 하는 것이 맞다고 한다.

직접 이스라엘을 여행하는 것 같다.

《이스라엘 따라걷기》은 이스라엘의 유명한 장소를 소개하고 그 장소의 종교,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는 2~4 페이지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장소소개는 그렇다 해도 장소에 대한 설명은 정말 탁월하다. 읽다 보면 기독교인으로서 수많은 통찰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성경을 읽으며 머릿속으로 상상만 하던 장면을 눈으로 똑바로 볼 수 있다. 조금 큰 교회 전도라고 생각했던 성전이 그렇게 거대한 지 몰랐다. 비아 돌로로사를 생각하면 왠지 육체적 고통만이 떠올랐는데, 시장통으로 십자가를 끌고가는 예수는 온갖 조롱이 더 힘들었을 것이다. 성지순례를 온 교인들에게 해설하는 이익상 목사의 멋진 가이드 모습을 볼 수 있다.

성전산 복원도. 저자인 이익상 목사가 직접 그린 것이다. 책 속에 있는 많은 사진과 일러스트를 모두 직접 만들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다.

지식, 자료, 설명 뭐 하나 빠지는 것이 없다

이 책의 장점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세 가지만 꼽아 보면 정말로 이 책을 읽으면서 '이스라엘을 따라 걸을 수 있을 것' 같은 좋은 안내서라는 점이다. 이스라엘을 성지순례하는 신자라면 반드시 한 번 읽어 보면 그저 수박겉핥기 식으로 이스라엘을 보고 오는 것보다 훨씬 의미있는 여행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꼭 이스라엘에 가지 않더라도 이 책을 읽으면 여행을 한 것처럼 이스라엘에 대해 많이 알 수 있다. 두 번째는 책 속에 담긴 수많은 사진과 일러스트 자료들이다. 자칫 글로만 읽으면 어려울 수 있는 내용들이 이미지 자료에 의해서 선명해진다. 더 놀라운 것은 이 자료들이 저자인 이익상 목사가 직접 찍고 그렸다는 점이다. 거기에 더더 놀라운 것은 저자의 블로그 페이지에 가면 자료들을 받아서 쓸 수도 있다. 멋진 목사님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저자의 해박한 성경지식이 자연스레 녹아들어 있다는 점이다. 여행지역별로 장소를 정하고 그 곳의 역사와 신앙적으로 되돌아 봐야 할 내용을 잘 설명해 놓았다. 사진과 일러스트 뿐만 아니라 성경학자의 지식, 이스라엘 생활의 경험, 뛰어난 컴퓨터 활용능력이 강력한 시너지를 일으켜서 이스라엘과 성경 뿐만 아니라 실제 여행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멋진 책이 탄생했다. 성경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이라면 읽기 어려울 수 있지만 설명이 굉장히 친절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상식만 있으면 충분히 읽을 수 있다.

히브리어 알파벳의 변천사. 히브리어는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쓴다. 저자가 운영하는 비블리아 홈페이지에 가면 이외에도 고품질 자료가 가득하다.

★★★★★

교회에서 성경공부용으로 추천하고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 그외에 성경과 이스라엘에 대해 깊에 알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도 강력하게 추천한다.


비블리아 홈페이지에 가면 이익상 목사의 다른 글들을 읽을 수 있다.

https://biblia.co.il/ 성서학연구소 BIBLIA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