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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실용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유시민 / 읽고 생각하고 써라. 그 속에 네 인생이 담길 것이다.

글쓰기는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행위다.
표현할 내면이 거칠고 황폐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없다.
글을 써서 인정받고 존중받고 존경받고 싶다면 그에 어울리는 내면을 가져야 한다.
그런 내면을 가지려면 그에 맞게 살아야 한다.
글은 '손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요, '머리로 쓰는 것'도 아니다.
글은 온몸으로, 삶 전체로 쓰는 것이다.

글을 쓰는 어려움

누구에게나 글쓰기는 어렵고 부담스럽다. 머릿속에 여러가지 생각이 어지럽게 돌아 다니는데, 그걸 정리해서 내 생각에도 만족스럽고 다른 사람에게도 자신있게 읽어 보라고 할 수 있는 글을 쓰기 쉽지 않다. 때로는 첫 문장을 뽑아내지 못해서 한참동안 헤매기도 한다. 좋은 글을 쓰는 건 정말 어렵다.
좋지 않은 글을 읽는 것도 쉽지 않다. 어떤 책은 어려운 내용인데도 굉장히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반면에 어떤 책은 쉬운 내용이지만 책을 읽는 속도가 나지 않는다. 좋은 글은 쉽게 읽고 머릿속에도 그 내용이 남아 있지만 좋지않은 글은 애써 읽어도 다 읽은 후에 도대체 뭘 읽었는지 알 수 없다. 이 책에서 유시민 작가는 좋은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영업용 기밀'을 알려주고 있다.

 

누구나 연습하면 유시민처럼 쓸 수 있다?

유시민은 글을 잘 쓰기로 유명한 작가이다. 1985년, 아직 어린 대학생일 때 작성한 항소이유서는 당시에도 판사들이 돌려 읽을 정도로 명문장이었다고 한다. 일반사람들에게 유시민을 알린 책 <거꾸로 읽는 세계사>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읽고 있는 스테디셀러의 반열에 올라 있다. 유시민 작가는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은 글만 써서 먹고 살 수 있는 많지 않은 작가 중에 한 명이다.
지금은 각종 미디어에서 지식소매상으로 스스로를 소개하면서 친절한 선생님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예전의 유시민은 토론의 달인으로 유명했다. 지금은 볼 수 없지만 각종 TV 토론에서 명확한 논리로 무장해서 상대방을 논파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속이 시원했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감성보다는 논리에 기반한 글쓰기를 알려 준다.

 

이 책은 글 잘쓰기로 유명한 유시민 작가가 자신의 영업 노하우를 밝혀 놓은 책이다.

유시민이 알려 주는 글쓰기의 규칙

책에서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은 발췌 요약이다. 글쓰기를 발췌 요약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설명한 것은 나로서는 상당히 의외였다. 그동안 글을 써 오면서 내가 발췌와 요약을 하고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니 그 말이 맞다. 내가 그동안 써온 글들은 거의 대부분이 읽고 들은 얘기들 중에서 인상적인 부분을 뽑아낸 후 정리하고 요약한 후 내 감상을 조금 붙여낸 것이다. 의식은 하고 있지 않았지만 실제로 그렇게 글을 쓰고 있었다. 유시민은 '우리가 아는 정보와 논리 중에 스스로 창조한 것이 얼마나 될까?'라고 질문을 던진다. 그 말이 맞다. 내가 뭔가 대단한 것을 쓴다고 착각을 할 때도 있지만 실제로 '해 아래 새 것은 없다'.

 

책 속에는 글을 쓸 때, 반드시 지켜야 하는 많은 규칙들이 있다. 그 중에서 논리적인 글을 쓰기 위한 세 가지 규칙은 좀 기억해 둬야 할 것 같다.
1. 취향을 두고 논쟁하지 마라
2. 주장은 반드시 논증하라
3. 주제에 집중하라

 

책 속에서 작가가 반드시 읽어 보기를 추천하는 세 권의 책. 박경리의 <토지>, 밀의 <자유론>,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요령을 가르치기보다는 글쓰기의 철학을 알려 준다

책에서는 글을 쓸 때 사용할 수 있는 실전 요령도 알려 준다. 중간중간 좋지 않은 글을 골라서 예시한 후에 직접 첨삭하여 좋은 글로 바꿔 놓기도 한다. 하지만 책에서 계속해서 강조하는 것은 요령이 아니다. 글쓰기 자체는 기능일 뿐이라고 말한다. 세세한 글쓰기의 기술보다는 좋은 글을 쓰는 삶 자체를 강조하고 있다. 결국 삶을 바꿔야 글을 좋은 글을 잘 쓸 수 있다는 거다. 굉장히 어려운 걸 요구하고 있다. 선생님한테 수학 문제 하나 풀어 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붙잡아 놓고 인생을 얘기하는 꼴이다. 하지만 그 인생강좌가 불편하지만은 않다. 자신의 삶을 통해 훌륭한 예를 보여준 사람이기 때문이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쓰고, 충실한 삶을 살아라. 좋은 글을 쓰는 방법이다.

 

우리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읽으려고 마음만 먹고 아직 읽어 보지는 못했다. 이오덕의 우리글 바로쓰기.

문예창작과(X), 논문지도교수(O)

이 책은 기본적으로 문학을 창작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 아니다. 작가 스스로도 책 속에서 밝혔듯이 유시민 작가는 문학적인 글보다는 논리적인 글에 특화되어 있다. 문학적인 글은 재능의 영향을 많이 받지만 논리적인 글은 노력을 하면 누구나 잘 쓸 수 있다고 한다. 시나 소설을 잘 쓰고 싶은 사람은 이 책을 읽어도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실용적이고 논리적인 글을 쓰고 싶은 사람에게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 좋은 글을 쓰는 방법에 대한 총체적인 체크를 할 수 있다. 이 책 한 권 읽는다고 해서 글쓰기 실력이 순식간에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글을 쓰는 자세와 철학에 대해서 알려 주고 자세하지는 않지만 예를 들어 가면서 실제적인 면까지 살펴 볼 수 있도록 해 주기 때문에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에게 분명히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제적인 면은 저자가 책 속에서 추천한 책들을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물론 추천도서목록이 너무 많은 건 좀 부담스럽기는 하다.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읽어 보면 글쓰는 습관에 대해서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추천한다.

 

마지막으로 유시민 작가가 '글쓰기를 위한 전략적 독서'에 적합하다고 생각하여 추천한 책 목록이다. 읽은 책도 있고, 사 놓고 아직 보지 않은 책도 있는데, 시간내서 읽어 봐야겠다. 역시.. 문학은 한 권도 없다.

 

라인홀드 니버,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문예출판사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에코리브르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 김영사
리처드 도킨스, 이기적 유전자, 을유문화사
리처드 파인만 강의, 폴 데이비스 서문, 파인만의 여섯 가지 물리 이야기, 승산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김영사
막스 베버,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다락원
소스타인 베블런, 유한계급론, 우물이있는집
스티븐 핑커 외 지금, 존 브록만 엮음, 마음의 과학, 와이즈베리
슈테판 츠바이크,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바오
신영복, 강의, 돌베개
아널드 토인비, 역사의 연구, 동서문화사
앨빈 토플러, 권력이동, 한국경제신문
에드워드 카, 역사란 무엇인가, 까치글방
에른스트 휴마허, 작은 것이 아름답다, 문예출판사
에리히 프롬, 소유냐 삶이냐, 흥신문화사
장 지글러, 왜 세걔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갈라파고스
장하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부키
제레드 다이아몬드, 총,균,쇠, 문학사상
정재승, 정재승의 과학 콘서트, 어크로스
제임스 러브록, 가이아, 갈라파고스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책세상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불확실성의 시대, 흥신문화사
진중권, 미학 오디세이, 휴머니스트
최재천,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효형출판
카를 마르크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공산당선언, 책세상
칼 세이건, 코스모스, 사인언스북스
케이트 밀렛, 성 정치학, 이후
토머스 모어, 유토피아, 서해문집
한나 아렌트,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길사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시민의 불복종, 은행나무
헨리 조지, 진보와 빈곤, 비봉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