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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변호사 논증법》 최훈 / 논쟁의 룰을 알려 주는 지침서 철학교수가 쓴 논리적인 말싸움 기법 토론과 논쟁이 끝없이 펼쳐지는 시대다. TV와 라디오에서는 정치인과 변호사들, 온갖 논객들이 평론가라는 명함을 들고 나와 자신의 의견을 주장한다. 각종 커뮤니티 게시판에서는 때로는 인신공격까지 동원해서 상대방을 이기기 위해 댓글로 싸우다가 콜로세움이 올라가기도 한다. 사소하게는 친구, 가족과 말싸움을 하기도 한다. 말싸움을 할 때는 말문이 막혀 얼굴 시뻘개지며 물러섰다가 나중에 멋진 반격을 떠올리고는 분통을 터뜨릴 때도 있다. 결론은 하나다. 말싸움에서 지고 싶지 않다. 통쾌하게 상대방의 입을 막아 버리고 싶다. 《변호사 논증법》은 그런 바람을 이루어 줄 수 있을까? 저자인 최훈은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교수다. 그동안 썼던 책을 보니 눈에 익은 책들이 있다. 그렇다.. 더보기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김초엽 / 그리움 가득한 SF단편집 공생가설 류드밀라 나보코프는 보육원에서 자랐다. 어릴 때부터 미술에 탁월한 재능을 보인 나보코프는 멋진 그림을 많이 그렸다. 평생동안 그린 나보코프의 그림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감동과 알 수 없는 향수를 불러 일으켰다. 그런데 나보코프가 그린 그림이 이상하다. 한 행성의 풍경을 연작으로 그린 그림은 마치 어딘가에 있는 현실세계같다. 그림을 모두 모아 3D로 시뮬레이션하니 누구도 본 적 없는 완벽한 행성의 모습이 드러난다. 사람들은 이 행성의 이름을 류드밀라 행성이라고 이름짓고 나보코프가 가진 천재적인 상상력이 만들어 낸 결과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나보코프가 죽은 후 류드밀라 행성과 같은 모습을 한 행성이 관측되었다. 윤수빈과 한나는 '뇌의 해석 연구소'에서 일하는 연구원이다. 연구소에서 영유아들의 뇌를 .. 더보기
《SF 거장과 걸작의 연대기》 김보영 박상준 심완선 / 한 번 읽고 두고두고 다시 읽을만한 SF 백과사전 나를 책벌레로 만든 SF 내가 처음 SF 소설을 읽은 것이 초등학교 4학년 때인지 5학년 때인지는 정확히는 모르겠다. 한참 책을 읽는데 재미가 붙어 있었고 집에 있는 책은 이미 여러 번 읽어서 더 이상 읽을 책이 없을 때 나의 눈은 학교 도서관으로 향했다. 세계동화전집, 위인전기, 어린이 백과사전과 이모가 던져주고 간 세계문학전집만 읽던 나에게 학교 도서관은 새로운 책들이 쌓여 있는 보물창고였다. 그리고 내 또래 많은 책벌레들이 비슷한 길을 걸었을 것 같은데, 추리소설과 SF 소설에 푹 빠져 버렸다. (무협지도 대표적인 장르소설인데 내가 무협지를 처음 접한 건 중학생 때였고 그나마도 김용이 쓴 소설만을 반복해서 읽었다.) 이때 알게 된 작가들이 셜롬 홈즈, 뤼팽, 아가사 크리스티, 에르큘 포와로같은 추리.. 더보기
소설 《진주》 장혜령 / 뚝뚝 끊어진 기록의 파편 개인의 경험이 모이면 역사가 된다 복잡한 역사없이 평탄하기만 한 삶을 가진 사람이 누가 있을까? 밖에서 보면 평안해 보이고 안정적으로 살고 있는 사람도 한때는 굴곡진 삶을 살았을 것이고 지금도 삶의 혼란 속에서 헤매고 있을 수 있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보이는 삶의 경험을 여러 사람이 똑같이 경험을 한다면 그것이 역사가 된다. 그 기억이 아름답다면 좋을테지만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수십년간 좋지 않은 기억을 공유하고 있다. 사실 아름다운 기억만 공유하고 있는 나라가 어디에 있을까? 《진주》는 아름답지 않은 우리의 기억을 개인적의 삶을 통해 끄집어 낸다. 나와 가족에 관한 일기 《진주》는 수많은 짧은 기록의 모음이다. 처음에 기록될 때 어떤 형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꼭 글 뿐만이 아닌 다양한 기록들이 있다. 《.. 더보기
《내가 왕이었습니다》 이익상 / 사사기, 타락하고 분열하는 이스라엘 역사 하나님의 영이 한 번 임했다고 해서 그가 영원히 하나님의 사람으로 남는 것은 아닙니다. 그에게도 늘 유혹과 시험이 있습니다. 그 유혹을 이기고끝까지 여호와 하나님의 편에 서야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 입니다. p.147 가나안을 정복하라 하나님의 명을 받은 모세는 파라오에 대항하여 히브리인들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하여 약속의 땅, 가나안으로 향했다. 가나안에 들어가기 직전에 숨을 거둔 모세에 이어 에브라임 지파의 여호수아가 요단강을 건너 여리고성을 점령하면서 가나안 정복의 역사가 시작됐다. 여호수아도 숨을 거두고 이제 히브리인들은 가나안 전역에 지파별로 땅을 분배받아 뿌리를 내리고 살아야 한다. 하지만 가나안에는 오랫동안 살던 가나안 원주민들 뿐만 아니라 모압, 암몬, 블레셋 등 강력한 세력.. 더보기
《나비잠》 최제훈 / 섞어놓은 레고블럭같은 괴생명체같은 소설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탈옥수, 최요섭 최요섭은 탈옥수이다. 어떤 죄를 짓고 수감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무기수이다. 탈옥 중에 한 여자아이를 인질로 잡아 경찰과 대치하던 중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쓰러진다. 죽은 줄 알았다. 그런데 목에 걸고 있던 메달에 총이 맞으며 간신히 목숨을 건진다. 요섭은 메달의 원래 주인인 오나영에게 메달을 되돌려 주기 위해서 무성(지명)으로 향한다. 변호사, 최요섭 최요섭은 법무법인 '사해'의 변호사이다. 사해는 업계 순위 10위 이내에 들어가는 대단한 법무법인이다. 최요섭이 뛰어난 변호사라서 사해의 변호사가 된 것은 아니다. 능력있는 장선배와 연이 닿아 어영부영 사해에 합류했고 이후 궂은 일을 도맡아 하면서 잘 버티는 중이다. 연봉은 2억 1천 5백만원. 미인 아내와.. 더보기
《책사냥꾼을 위한 안내서》 오수완 / 책의 미로에서 헤매는 주인공, 독자도 함께 헤맨다 이 책은 도벽이 있는 말더듬이 책사냥꾼이 마흔 살이 넘어 모든 책을 잃고 쓰는 회고록이다. 단 한 권의 책 '세계의 책'은 모든 책의 책이다. 이 책 이외의 모든 책은 '세계의 책'의 주석이며 이 책을 아는 사람은 찰리 한 명 뿐이다. 오래전 알 모히드 바함이라는 술탄의 의전담당 신하가 쓴 아홉권 째 책이 '세계의 책'과 내용은 같았다. 하지만 의미가 달랐기 때문에 술탄에 의해 참수당했다. '찰리 이야기'는 리차드 브라우티건이 지은 책 사냥꾼에 관한 책이고 '책 사냥꾼을 위한 안내서'는 '세계의 책'에 관한 책이다. 뭔가 복잡하고 정리가 되어 있지 않은 것 같다고? 주인공인 반디가 자신의 경험을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써내려 갔듯이 나도 읽은지 며칠되지 않은 《책사냥꾼을 위한 안내서》의 내용이 가물거려서.. 더보기
《라플라스의 마녀》 히가시노 게이고 東野圭吾 / 필연적인 우연을 다루는 SF 추리소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우연히 닥친 자연 재해, 우연히 죽은 사람 우하라 마도카는 오랜만에 엄마와 함께 훗카이도에 있는 외갓집에 왔다. 원래는 아빠인 젠타로도 함께 오려고 했지만 갑자기 잡힌 급한 수술 때문에 아빠는 같이 올 수 없었다. 할머니, 엄마와 함께 할아버지를 기다리는데 할아버지가 약주 한 잔 걸치고 운전을 하고 집에 온다고 고집을 부린다. 엄마는 발끈해서 음주운전은 안된다고 하며 엄마가 가서 운전하고 올테니 할아버지에게 기다리라고 한다. 마도카는 뒷자리에 태우고 자전거를 타고 가가던 중.. 운이 없었다. 엄마는 갑자기 불어닥친 토네이도에 휩쓸리고 시신으로 발견된다. 마도카만이 겨우 살아 남았다. 몇 년 후.. 다케다 도오루는 경찰출신 프리랜서 경호원이다. 새로운 경호의뢰를 받아 가이메이 대학에..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