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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학일반

타임머신 Time Machine / 시간여행과 부친살해 파라독스

타임머신은 인간의 상상력을 가장 크게 자극하는 소재인 것 같다

 

임머신은 아주 오래전부터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유명한 웰즈의 소설 <<타임머신>>이 나오기 전부터 사람들은 타임머신이 가능한지 궁금해 했고, 어떻게 하면 시간여행이 가능할지, 이론상으로라도 그것이 가능한지에 대해서 많이 궁금해 해 왔다. 그저 사람들의 머리속 상상만으로 존재하던 타임머신은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 이후로 시간을 공간과 같은 하나의 차원으로 다루게 됨으로써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물리학의 최첨단에 있는 과학자들이 타임머신을 통한 시간여행에 대해서 정말로 진지하게 연구를 하고 있다. 이론적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물리학자들도 있지만 만약 타임머신이 있다면 이미 미래에 개발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에 미래의 사람이 현재로 온 적이 없으므로 그 사실 자체가 타임머신이 불가능하다는 증거라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타임머신이 존재한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할까?

 

1. 시간적인 문제점

타임머신을 만든다면 어떻게 만들 수 있을지는 지금도 알 수가 없다. 10여년전까지만 해도 블랙홀과 화이트홀을 연결하는 웜홀에 의해서 타임머신이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가장 유력해 보였지만 화이트홀의 존재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 일반화되어 버린 지금은 웜홀은 좋은 대안이 되는 것 같지는 않다. 게다가 어쨌든 웜홀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면 아마도 타임머신은 우주선의 모양을 하게 될 것이고 우리 태양계 안에 존재하지는 않는 우주 멀리로 일단 여행을 한 후에 웜홀을 이용해야 할텐데 아직까지 태양계 밖으로 어떠한 인공물도 보내 본 적이 없는 인류가 시간여행이 가능한 웜홀을 발견한다고 해도 거기까지 가다가 아마도 죽어 버릴테니 불가능한 얘기일 듯하다. 따라서 웜홀이 있다고 해도 거기까지의 거리가 도달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다. 물론 빛의 속도에 가까운 속도로 움직이는 우주선을 만들 수 있다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빛의 속도에 가까운 우주선은 특수상대성이론에 따르면 무게가 무한대에 가까워지기 때문에 역시 무한대의 에너지가 필요해지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은 얘기다.

 

웜홀은 존재한다고 증명되지도 않았지만 존재한다고 해도 웜홀까지 가는데 너무나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웜홀을 이용한 시간여행은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

 

2. 공간적인 문제점

웜홀을 이용하지 않고 어떤 방법이든지 우리가 흔히 상상할 수 있는 모양으로 타임머신을 만들었다고 생각을 해 보자. 그렇다면 그 기계로 과거나 미래로 여행하는 것은 수월할까? 예를 들어 어떤 연구소에서 타임머신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어떤 비행체의 모습을 하고 있든지 아니면 방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상상을 해 보자. 그리고 버튼을 하나 누르면 과거나 미래로 간다고 생각을 해 보자. 그렇다면 시간여행을 한 사람은 여행 후에 어디에 있을까?

 

원래 있었던 자리에 있으면 좋겠지만 그러기는 정말 힘들어 보인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지구는 자전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을 하고 있다. 게다가 태양계 자체도 우리 은하를 중심으로 공전을 하고 있다. 우리가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이지 우리는 우주공간에서 상상도 할 수 없는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고 이 얘기는 지구가 위치하는 공간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예를 들어 어떤 좌표를 찍어서 그곳에 도착하도록 하면 좋겠지만 우주에는 상대적인 좌표는 있을지 모르지만 절대적인 좌표는 존재하지 않는다. 쉽게 말해서 내가 시간을 여행해서 어느 곳에 도착했을 때 그곳이 어디일지 미리 예측을 할 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가 있다. 그나마 여행 후에 아무것도 없는 곳에 도착한다면 다행이겠지만 타임머신이 도착한 곳이 물질이 있는 곳이라면 도착하자마자 바로 타임머신이나 그 안에 타고 있는 사람은 그대로 파괴되어 버릴 것이다. 어떤 느낌인지 상상하는 것은 어렵지만 원래 있던 물질의 원자와 사람의 원자가 원자간 공간의 빈틈에서 결합해 버리는 모양이 될 것이다. 살아 있을 리가 없다.

 

타임머신을 타고 다른 시공간으로 간다고 해도 그 공간이 원래 내가 있던 공간이라는 보장이 없다

 

3. 부친살해의 파라독스

지금은 상상을 해 보고 있는 것이니까 시간적이고 공간적인 문제점을 다 해결했다고 생각하고 버튼 하나 누르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수 있는 타임머신이 발명되었다고 생각을 해 보자. 논리적으로 미래로 여행을 하는 것은 인과율적으로 아무런 문제점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과거로 여행을 한다면 유명한 부친살해 파라독스가 발생을 하게 된다. 부친살해 파라독스를 가장 단순하게 생각한다면 어떤 남자가 타임머신을 타고서 과거로 가서 아직 자신을 낳기 전인 자기 아버지를 죽였다고 생각을 했을 때 과거로 여행한 사람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아버지를 죽였으니 원인이 제거되었기 때문에 당연히 아들인 여행자는 존재하지 않아야 옳지만 이미 존재하고 있다. 타임머신을 통한 시간여행을 생각할 때 가장 골치 아픈 문제점이 바로 인과율이 무너지는 부친살해 파라독스이기 때문에 타임머신 자체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그저 아버지만 죽이지 않으면 괜찮을 것 같지만 이것이 그리 간단하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부친뿐만 아니라 시간여행자의 모든 조상들에 영향이 모두 해당된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존재하기 위해서는 한 세대당 2의 제곱에 해당하는 조상이 있게 된다. 내 아버지 어머니는 2명이고 할아버지, 할머니는 4명이다. 증조할아버지, 증조할머니는 8명이고 고조할아버지, 고조할머니는 16명이다. 이렇게 따지면 내의 10대조상은 1,024명이 되고 20대 조상은 약 1,000,000명이 된다. 결국 계속 올라가게 된다면 거의 모든 인류가 내 존재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그 누구를 헤치는 순간 나의 존재는 없어질 테고 단순하게 죽는 것뿐만이 아니라 조금의 변화에 의해서도 세상의 역사는 완전히 바뀌어 버리고 만다.

 

딱히 타임머신과 연관이 있는 건 아니지만 부친살해라고 하면 역시 외디푸스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난다.

 

결국, 타임머신에 대한 여러가지 상상은 부친살해 패러독스를 어떻게 해결하는가 혹은 부친살해 패러독스에 의해서 벌어지는 결과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어떻게 하면 부친살해 패러독스를 피하면서 시간여행을 할 수 있을까?

 

1. 미래 확정형

모든 것은 정해져 있고 시간여행을 해도 바뀌지 않는다.(터미네이터1 방식)
시간여행을 해도 인과율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인데 여행을 하는 것 자체도 인과율의 법칙을 철저히 따른다는 것이다. 시간여행자가 과거로 여행을 해서 한 행동의 결과는 이미 현재에 그 결과가 나타나 있다는 식이다. 터미네이터에서 자신의 상사인 존 코너를 구하기 위해서 과거로 여행한 카일 리즈는 사라 코너와의 사이에서 자신의 상사였던 존 코너를 낳게 된다. 과거로 여행을 해서 카일 리즈가 한 행동이 미래를 바꿔야 하는게 맞지만 사실은 과거로의 시간여행 자체가 이미 확정이 되어 있는 역사적 사실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존 코너는 카일 리즈가 자신의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면서 과거로 보낸 것이 되고 이런 것들은 이미 확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과거로 시간여행을 한다고 해서 아무 것도 바뀌는 것은 없다. 결국은 이미 모두 다 정해져 있기 때문에 아들이 과거로 간다고 해서 아버지를 죽이는 일은 애초에 발생하지 않는다.

 

터미네이터에서 카일 리즈는 과거로 가지만 미래의 역사에는 전혀 아무런 변화가 없다. 하지만 시리즈2편부터는 시간관이 바뀐다.

 

2. 미래 변동형

과거로의 시간여행으로 인해 현재가 바뀐다.(빽투더퓨쳐 방식)
시간여행을 하면 인과율에 의해서 미래(혹은 현재)가 바뀐다는 것이다. 시간여행자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서 한 행동에 의해서 미래가 바뀐다. 빽투더퓨쳐 시리즈 1편을 보면 현재의 마티 맥플라이는 과거로 여행을 해서 자신의 아버지인 조지 맥플라이와 어머니인 로레인을 만나게 되는데 어머니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인다든지 비프 태넌에 의해서 조지 맥플라이에게서 멀어져 가려고 하면 가지고 간 사진 속의 형과 누나의 모습이 조금씩 사라져 버린다. 심지어 최대의 위기에서는 자신의 존재까지 사라져 버릴 위기에 처한다. 따라서 시간여행자는 모든 미래를 바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과거에서 활동을 해야 한다. 이럴 경우 아들이 과거로 가서 아버지를 죽이게 되면 자신의 존재도 사라져 버리게 된다.

 

빽투더퓨쳐에서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이가 멀어질수록 사진속 맥플라이 형제의 사진이 조금씩 사라지면서 미래가 변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3. 평행우주형

시간여행을 하면 아예 다른 형태의 우주가 새로이 생성이 된다는 것이다. 어떤 물리학자들이 주장하는 평행우주이론에서는 우주는 우리가 존재하는 우주뿐만 아니라 무려 10의 10제곱의 118제곱개의 우주가 존재한다고 한다. 쉽게 말해서 거의 무한한 숫자의 우주가 존재하는데 그 우주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온갖 종류의 모습이 다 있다고 보면 된다.

이 경우 시간여행자가 과거로 여행을 하게 되면 그 순간에 분기점이 생기게 되고 우주는 2개로 나뉘어 지게 된다. 시간여행을 한 우주와 시간여행을 하지 않은 우주가 존재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버지를 살해한다고 해도 이미 그 우주는 내가 있었던 우주가 아니기 때문에 파라독스를 피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에 따르면 우리가 존재하는 우주는 시간여행이 불가능한 우주가 되고 시간여행이 이루어 지는 순간 그 우주는 우리의 우주와 분리가 되어 버리게 되기 때문에 미래로부터 온 시간여행자가 없다는 것이 말이 된다.

 

평행우주는 이론적으로만 상상할 수 있는 우주 이론이다. 우리 우주에서 다른 우주로 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최근에 개봉한 <어벤져스 : 엔드게임>은 평행우주로 시간여행을 설명한다.

 

4. 순환형

과거로 시간여행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우주의 끝까지 시간여행을 하게 되면 우주가 다시 시작을 하게 되고 그 이후 똑같은 우주가 펼쳐진다는 것이다. 시간이 계속 흘러가게 되면 어느 순간 우주는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인데 그 이후 새로이 탄생하는 우주는 지금까지의 모든 역사를 그대로 반복해서 다시 현재로 돌아온다는 것인데 이럴 경우 우주의 시간을 한바퀴 돌아서 과거로 간다고 하더라도 이미 이 우주는 원래의 우주와는 다르기 때문에 아버지를 살해한다고 해서 내 존재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거의 같기는 하지만 완전히 같은 우주는 아니기 때문이다.

 

우주가 끝이 나면 또다른 빅뱅이 있을 수 있을까? 그 후의 우주는 현재의 우주와는 어떻게 다를까?

 

5. 그외 소소한 시간여행을 표현한 방식들

시간여행자의 아내라는 소설에서는 시간여행 유전자같은 것이 있고 시간여행이 자신의 의지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 급작스러운 형태로 발생을 하는데 기본적으로는 미래확정형이다.
영화
나비효과는 일기장을 통해서 과거를 바꾸고 그것에 의해서 미래가 변하는 미래변동형이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 나인 역시 향에 의해서 과거로 여행한 후 미래를 바꾸는 미래변동형이다.
팻 머피라는 소설가의
오렌지 꽃 필 무렵이라는 소설에서는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근본적으로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어떤 행동도 할 수 없다. 미래를 바꾸려고 하는 사람은 시간여행을 할 수 없는 것을 하나의 법칙으로 표현한다.

 

시간여행 유전자라는 독특한 소재로 서정적으로 시간여행을 다룬 시간여행자의 아내

 

과거의 약간의 변화가 미래에 큰 결과로 나타난다는 점을 부각하여 흥미로운 내용을 보여 주었던 영화, 나비효과

 

많은 영화나 소설들이 타임머신을 소재로 해서 온갖 상상력을 발휘한다. SF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기발한 상상력이 있는 그런 새로운 이야기들을 굉장히 좋아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타임머신이든 시간여행이든 절대로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혹시라도 타임머신이 있다고 한다면 가장 그럴듯한 방식은 미래확정형일 것 같다. 어쨌든 시간여행으로 인해서 모든 역사가 뒤죽박죽이 되어 버리는 것은 너무 곤란해 보이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타임머신, 빽투더퓨쳐 시리즈의 드로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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