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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기독교

모세오경은 모세가 썼을까?

이스라엘의 위대한 지도자 모세는 히브리민족을 이집트에서 탈출시키며 홍해를 가르고 이집트 군대의 추격을 뿌리쳤다

아브라함계 종교의 근원, 모세오경

오경 Pentateuch은 모세가 썼다고 하는 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등 다섯권의 책을 말하며 히브리어로는 토라 Torah תּוֹרָה라고 한다. 모세오경은 여호와에 의한 세상의 창조로부터 시작해서 창세 이후의 인간의 역사, 노아의 대홍수에 대해서 적고 있으며 이스라엘 민족의 시조라고 할 수 있는 아브라함부터 이삭과 야곱을 거쳐 이집트의 총리대신이 되는 요셉에 이르기까지 족장시대의 역사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현대 유대교와 카톨릭과 개신교 뿐만 아니라 이슬람교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기원을 설명하고 종교관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전세계에서 모세오경만큼 인간 종교의 역사에 큰 영향을 미친 책은 없을 것이다.

 

오경은 전통적으로 모세가 썼다고 전해지지만 실제로 모세가 썼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의심스러운 이집트 탈출

모세가 역사적인물인지 아니면 실존인물인지 여부에 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들이 있다. 왜냐하면 성경에 나와 있는대로 모세가 이집트를 탈출할 당시의 인구가 장정만 60만명이었다면 그 식솔들만 따져도 200만명이 넘었을 것이고 200만명의 사람이 이집트를 빠져 나갔다면 당시 약 500만~700만정도의 인구였다고 추정되는 이집트 입장에서는 엄청나게 큰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역사에 기록이 되었어야 하는데 이집트의 어느 곳에도 모세나 히브리 노예들이 대규모로 이집트를 탈출한 기록이 없다.

게다가 요셉이 이집트에 정착하고부터 모세가 이집트를 탈출한 시기는 약 430년 가량이라고 보이는데 그 기간 중에 약 70명의 인구가 200만명으로 늘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대략 25년~30년을 한 세대라고 쳤을 때 한 세대당 인구가 정확히 2배로 늘어야만 달성할 수 있는 숫자이기 때문에 불가능한 숫자이다. 따라서 많은 역사학자들은 이집트에서 탈출했을 때 이스라엘의 인구는 적으면 수백명에서 많아봐야 1만명이 넘지 않았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대영박물관에 있는 람세스2세의 흉상, 모세가 이집트를 탈출했을 때의 파라오로 추정된다

 

모세는 실존인물이고 이집트 탈출도 사실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모세는 실존인물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집트를 탈출한 것도 실제 사건이었을 것 같다. 하지만 실제로 탈출했던 인구수는 대략 5천명~1만명 정도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그 정도 인원만 해도 이집트에서는 인구의 약 1%남짓한 인구가 빠져나가는 큰 사건이었을테지만 어쩌면 이집트 입장에서는 크게 중요한 일은 아니었기 때문에 역사에 기록이 되지 않았던 건 아닌가 싶다. 그만큼 모세가 성경에 표현된만큼 중요한 인물이 아니었을 수도 있다.

 

모세가 이집트를 탈출한 것은 대략 기원전 1290년경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당시 이집트의 파라오는 람세스2세(기원전 1304년경~1237년 제위)이다. 또한 성경에 따르면 모세는 이집트의 왕궁에서 왕자로 살았다고 하기 때문에 모세와 람세스2세가 형제이자 친구처럼 자랐을 것이라고 보고 후대의 영화라든지 소설에서 그렇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이스라엘의 성전은 처음 솔로몬 왕이 건립 후 스룹바벨의 2차 성전, 기원전후에 헤롯에 의해 3차 성전이 건립되었다. 그러나 기원후 70년경에 로마군에 함락되어 불타 버리고 말았다

 

이후 이스라엘(정확히는 남유다)의 멸망 후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갔던 인물 중 사제인 에스라가 성전의 재건을 위해 이스라엘에 도착한 후 성전에서 율법을 발견하고 그것을 낭독하는 장면이 성경에 나온다. 그리고 이후로 유대교의 전통이 세워지게 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오경의 저작권은 에스라에게 있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40여년의 바벨론 포로기간 동안 아마도 유대인들의 민족의식은 많이 희미해졌을 것이고 그것을 통합하기 위해서는 종교적인 구심점이 있어야 한다는 판단하에 에스라가 그동안 내려오던 전승을 종합해서 다섯권의 책으로 엮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의 역사에서는 그다지 큰 변화없이 유대교의 전통이 내려오고 있는 것 같다.

 

시나이 산에서 신의 말씀을 석판에 새겨 내려 왔는데 이스라엘 민족들이 우상을 섬기는 것을 보고 깨 버린다.

 

마지막으로 오경은 동일한 주제를 가지고 있는 다섯권의 책인 것 같지만 사실은 여러가지 사건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기도 하고 같은 사건도 다르게 표현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잘 들어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그 이유는 각기 다른 여러개의 전승을 하나의 책으로 묶었기 때문이다.각각의 전승은 다음과 같다.

 

1. J 문서
기원전 10세기에서 9세기경(다윗~솔로몬 시대)에 이스라엘에서 기록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 신의명칭을
야훼 Yahweh יהוה라고 쓰기 때문에 앞자를 따서 J문서라고 한다.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세계를 설명한다.

 

2. E 문서
대략 기원전 9세기~8세기경에 북이스라엘 에브라임에서 기록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 신의 명칭을
엘로힘 Elohim אֱלוֹהִים이라고 쓰기 때문에 E문서라고 한다. 신에 대한 경외심과 강력한 신정통치, 선민사상을 강조한다.

 

3. 신명기 법전
대략 기원전 7세기 중엽에 남유다에서 기록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 에스라가 발견한(혹은 기록한) 신명기와 대비하여 원신명기라고 한다. 신명기의 영단어
Deuteronomy에서 앞자를 따서 D 문서라고도 한다. 신에 대한 제의의 통일성과 이스라엘 백성들에 대한 제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4. 제사 법전
기원전 6세기경에 바벨론에서 작성된 것을 이스라엘로 가져왔을 것으로 추정되는 문서. 영단어 Priestly Code의 앞자를 따서
P 문서라고도 한다.예배 의식과 제사에 관한 규례에 대해서 많은 표현을 하고 있다.

 

5. 시
4가지의 문서 이외에 오경에는 전승되어 내려오던 다양한 시가 삽입되어 있는데 유목민 시대(기원전 1250년~1050년경), 통일왕국 시대(기원전 1050년~950년경), 북이스라엘 시대(기원전 950년~720년경), 초기 유대교 시대(기원전 650년~400년경)의 시들이다.

 

비록 모세가 오경을 썼다고 하기는 힘들지만 오경은 천년이 넘는 긴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세계 종교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책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그 최종편집본은 대략 기원전 400년경 모세율법이라고 선포되었던 때 완성이 되었고 이후 유대교와 초기 기독교, 이슬람교와 카톨릭, 개신교에 이르기까지 여러 종교의 세계관과 기원을 설명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