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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

<협력의 진화> 로버트 액설로드 Robert Axelrod / 이기적 개인의 팃포탯 전략 서부전선의 참호전 참호전이 처음 발생한 것이 언제인지 정확하게 모르지만, 전쟁의 역사에서 참호전이 가장 주목을 받았던 때는 1차 세계대전 당시 서부전선에서였던 것 같다. 참호전은 전쟁을 최악의 지지부진한 상황으로 몰고 갔고, 참호 속의 군인들 역시 큰 고통을 받았다. 참호는 방어를 위해서 땅을 파서 구축해 놓은 진지이다. 방어에는 굉장히 수월하지만 당시에는 마땅히 공격할만한 수단이 없었기 때문에 양군이 모두 참호를 파고 버티기 시작하면 전쟁은 끝도 없이 늘어지게 마련이었다. 군인들은 비가 오면 빠질 곳이 없는 물이 허리까지 차오른 참호 속에서 버텨야 했다. 겨울에는 얼음과 눈에 노출되어 생지옥을 경험해야 했다. 최악의 고통, 끝없을 것 같은 대치, 상대방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 극한의 전쟁상황에서도 .. 더보기
<고서 수집가의 기이한 책 이야기> 가지야마 도시유키 梶山季之 / 고서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흥미진진한 사건 기록 * 책의 내용에 관한 언급이 있지만, 미리 읽어도 크게 상관없습니다. 내가 사도 씨와 특히 친해진 것은 때문입니다. 네? 모릅니까? 일명 라고도 불립니다. 1631년 런던에서 출판된 성서죠. . . . 의 20장 14절에, - 너희는 간음하지 말라. 라는 말씀이 있는데, 이 성서에는 실수로, -너희는 간음하라. 라고 인쇄된 겁니다. 부정의 'not'이 탈락되어 버린 거예요. 그걸 모르고 배포했다고 하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죠. 실수를 깨달은 영국 성서 협회에서 황급히 회수에 나섰지만 다 회수하지 못했다더군요. P. 247 고서 판매상 세도리 남작의 일대기 작가인 '나'는 출판기념회를 마치고 친구들과 긴자의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십수년만에 '세도리 남작'이라는 노신사를 만난다. 세도리 남작은 오래된 책을 .. 더보기
<달의 영휴> 사토 쇼고 佐藤正午 / 죽음을 뛰어 넘어 너에게 간다 * 이 포스팅은 소설 내용에 관한 스포일러가 들어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하느님이 이 세상에 태어난 최초의 남녀에게 죽을 때 둘 중 하나의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고 했어. 하나는 나무처럼 죽어서 씨앗을 남기는, 자신은 죽지만 뒤에 자손을 남기는 방법. 또 하나는 달처럼 죽었다가도 몇 번이나 다시 태어나는 방법. 그런 전설이 있어. -P.181 장면1, 현재 : 만남 호텔에서 한 남자가 30대의 여자와 그 아이를 만나고 있다. 아이는 일곱살 정도인데 말투가 건방지다. 미스미라는 남자도 함께 만나기로 했는데, 오지 않는다. 그를 기다리며 얘기를 나누는 중. - 등장인물 한 남자 : 오사나이 쓰요시, 아이 엄마 : 미도리자카 유이, 아이 : 네번째 루리, 오지않은 남자 : 미스미 아키히코 장면2, 15년.. 더보기
<김상욱의 양자 공부> 김상욱 / 쉬움과 어려움이 중첩되어 있는 양자론 교양서 Q : 원자는 어디 있나요? A : 모릅니다. 질문이 틀렸어요. Q : 양자 역학은 뭐하는 학문인가요? A : 원자를 설명하죠. Q : 그럼 원자는 어디 있나요? A : 모른다니까요! Q : 원자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원자를 설명한다고요? A : 질문이 틀렸다니까요! P. 263 양자론, 현대 물리학의 끝판왕 처음 상대성이론을 들여다 볼 때, 도대체 뭐가 뭔지 알 수 없었다. 모든 관성계에서 물체는 동일한 물리법칙을 따르고, 빛의 속도는 일정하니까 시간과 공간이 늘었다 줄었다 한다(특수 상대성 이론). 중력하고 가속도는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같은거라서 중력이 큰 물체 주변은 시간과 공간이 변형된다(일반 상대성 이론). 실제 생활에서 볼 수 없는 현상들이니 이해하기 힘들었고, 어떻게 겨우겨우 현.. 더보기
<종의 기원> 정유정 / 피를 뒤집어 쓰고 끝까지 밀어 붙이다 * 소설의 내용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으니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잠에서 깼다. 누군가 엄마를 죽였다. 잠에서 깼다. 싱그러운 아침햇살과 함께 잠이 깼으면 좋겠는데, 피비린내가 온 방안에 진동을 한다. 약을 끊으면 아드레날린이 치솟아 오르고 활력이 끓어 오른다. 너무 많은 활력으로 기억을 잊기까지 한다. 약을 계속 먹으면 무기력증에 휩싸여 아무 것도 할 수 없게 된다. 무기력함이 싫어서 며칠동안 약을 끊었다. 마침 어제는 기억이 끊어져 버린 채 잠이 들었다. 피냄새가 심상치 않다. 아랫층으로 내려가 보니 엄마는 날카로운 칼에 목이 베여 살해당했다. 시신은 널부러져 있다. 내 몸을 보니 피투성이다. 도대체 누가 밤새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내가 기억을 잃은 동안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거야? 어떤 놈이 .. 더보기
<푸치니, 그 삶과 음악> 줄리언 헤일록 / 오페라로 매듭지어진 푸치니의 삶 푸치니는 몰라도 나비부인은 알겠지. 서양의 클래식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푸치니의 이름을 반드시 들어 봤을 것이다. 서양음악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해도 푸치니의 대표적인 오페라 작품인 을 들어 보지 못한 사람은 많지 않다. 오페라는 다양한 클래식 음악 장르 중에서도 가장 화려하면서 돈이 많이 드는 음악 장르이다. 오케스트라가 필요하고 노래를 할 성악가가 있어야 한다. 공연은 당연히 대형 극장에서 해야 하고 무대장치 역시 화려하다. 지금도 뮤지컬 작품 하나를 제대로 올리려면 굉장한 돈이 들고 공연기획이 한 번 실패했을 때는 기획사는 치명적인 상처를 받게 된다. 오페라 역시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실력이 검증되고 흥행성이 보장된 최고 수준의 작곡가만이 오페라 작곡을 위촉받아 공연을 할 수 있었다. .. 더보기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유시민 / 읽고 생각하고 써라. 그 속에 네 인생이 담길 것이다. 글쓰기는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행위다. 표현할 내면이 거칠고 황폐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없다. 글을 써서 인정받고 존중받고 존경받고 싶다면 그에 어울리는 내면을 가져야 한다. 그런 내면을 가지려면 그에 맞게 살아야 한다. 글은 '손으로 생각하는 것'도 아니요, '머리로 쓰는 것'도 아니다. 글은 온몸으로, 삶 전체로 쓰는 것이다. 글을 쓰는 어려움 누구에게나 글쓰기는 어렵고 부담스럽다. 머릿속에 여러가지 생각이 어지럽게 돌아 다니는데, 그걸 정리해서 내 생각에도 만족스럽고 다른 사람에게도 자신있게 읽어 보라고 할 수 있는 글을 쓰기 쉽지 않다. 때로는 첫 문장을 뽑아내지 못해서 한참동안 헤매기도 한다. 좋은 글을 쓰는 건 정말 어렵다. 좋지 않은 글을 읽는 것도 쉽지 않다. 어떤 책은 어려운 내용인데도.. 더보기
<아르테미스 Artemis> 앤디 위어 Andy Weir / 소포모어 징크스에 걸려든 천재 밀수가 주업인 하층민,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다 가까운 미래의 달. 달에는 버블이라는 구 모양의 거주지가 다섯 개 있다. 우리의 주인공 재즈 바샤라는 그 중 콘래드 버블의 지하 15층에 살고 있다. 방이라고 해 봐야 침상 하나 있고 천장은 침상 위 1m. 꼼짝하기도 힘든 답답한 캡슐 주택이다. 그의 꿈은 달의 관광안내원이라고 할 수 있는 EVA 길드 시험에 합격해서 돈을 버는 것이다. 돈을 벌면 거실과 침실, 화장실에 개인 샤워실이 딸린 멋진 콘도를 얻을 생각이다. 공동시설을 사용하는데 진력이 났기 때문이다. 현재 직업은 포터, 배달원이다. 항상 합법적인 것만 배달하는 것은 아니다. 돈이 된다면 조금쯤은 배달해서는 안될 물건들도 배달한다. 재즈 바샤라는 돈이 필요한 하층민이다. EVA 길드 시험에 떨.. 더보기